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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예술은 세계를 창조한다. 화면은 나의 창세기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화면은 태초의 세계다. 그 세계 앞에서 붓을 든 화가는 조물주와도 같다. 그곳에 나무와 새를 그리면 자연이 창조되고, 사람을 그리면 인간의 역사가 생성되며, 해와 달과 별을 그리면 우주가 창조된다.

 

조물주가 되면 고뇌 또한 많아진다. 새를 한 마리 그릴까, 두 마리 그릴까? 산을 겹쳐 그릴까 아니면 펼쳐 그릴까? 해를 그릴까, 달을 그릴까? 나무를 하나 그릴까, 여러 개를 그려 아예 숲을 만들어 버릴까?

 

고뇌의 응결체가 물감으로 풀려나와 작품은 완성된다. 그림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그림이 있다. 회화는 말 없는 시며,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이미지로 말하는 소리 없는 시, 언제나 지향하는 나의 그림 세계다. 하느님이 창조한 세계의 기록이 성경 속 창세기라면 그림은 내가 창조한 세계의 기록 즉 나의 창세기다.

 

나는 아무도 가지 않는 은지화면 속에 나만의 세상과 나만의 창세기를 만드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 길은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도전과 노력을 통해 신비로운 길을 개척하는 아마존 숲속에서 삶의 터전을 찾아 성공한 개척자처럼 나도 언젠가는 아름다운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갤러리 차만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81길 9, 라테라스 청담 B1(청담동)

화-토 AM11:00 - PM6:00  · Tel : 02-544-7717 

Email : info@gallerycha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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