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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롭고 놀라운 오진국 그림세계

 

   내가 처음에 오진국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인터넷 덕분이었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그의 작품 중 하나가 나에게는 대단히 인상적이고 충격적이어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는데 그의 풍경화 한 점이 지중해를 배경으로 하는 터키의 앙카라와 흡사하였다. 마침 내가 한국에서의 개인전과 여름방학 기간을 통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서울에 머물고 있던 시간이라 나는 지체 없이 그를 서둘러 만나게 되었고 우리는 만나자말자 평생을 함께 갈만큼 절친한 친구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 이후 우리는 의기투합하여 인사동에서, 또는 그의 작업실에서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특히 그의 작업실에서 나는 가까이서 실제 그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바라보면서 존경심을 감출 수 없었다. 그의 작품에서 묻어나오는 멀티플한 주제와 디지털로 변환하는 고난도 기술 등을 바라보며 관객의 입장에 선 나를 혼미할 정도로 탄복을 자아내게 하였다.

 

   마치 그는 음악의 연주자처럼 자유자재로 그의 미학적 예술혼을 아낌없이 구사하고 있었고 풍경에서 정물이나 인물, 심지어는 누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전통과 현대를 자유스럽게 혼합하는 그만의 파워풀한 창작열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내가 매료된 한국전통 장례식의 상여 행렬의 작품으로 가로 1m 62cm x 세로가 65.5cm나 되는 대작이었는데 나는 그가 무엇을 위하여 예술혼을 아낌없이 태우는가 하는 관점을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또 그가 즐겨 쓰는 색상의 다양함이나 묘사력에 있어서도 그가 얼마나 기초가 단단한 화가인지 한 눈에 알아보았고 그의 내적 예술혼이 다양한 표현력을 무기로 하여 얼마나 많은 관객에게 감화를 주고 있는가에 대하여 깊이 들여다 볼 기회를 가졌다.

 

   같은 시대를 살고, 같은 작업을 하는 화가로서 나는 그의 활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고 그가 의도하는 바, 크로스미디어의 무한한 기능성에 대해 그는 미술세계의 새로운 한 축을 스스로 책임질 만큼 한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역량 있는 화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우리 같은 화가들은 자신의 관습과 전통에 얽매여 있기도 싫어하지만 극단적인 미의 추구에 있어 좋은 작품 앞에 오래 머물기도 싫어하는 작가만의 아집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감히 그들에게 충고하자면 오진국 작가의 전시를 보고자 하는 기존의 많은 화가들이 선입견이나 편견 같은 벽을 허물고 보다 열린 마음으로 다가서 줄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2011. 09. 서울에서

 

                                                                   에르트룰 오날프

                                                                   터키 앙카라대학 스페인어 학과장/                                                               교수/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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